6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베트남 1위 기업인 빈그룹은 지난달 중순 자사 첫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격렬한 경쟁을 펼치는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빈그룹은 부동산과 유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으며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베트남 IT 시장에 새로운 ‘빈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응웬 비엣 꽝 빈그룹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새 기술 연구와 그 적용에 방대하게 투자해 세계 지도에서 베트남의 모습을 홍보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그룹은 12월 중순 ‘Vsmart’ 브랜드로 4가지 기종을 발표했다. 이들 스마트폰은 베트남은 물론 러시아, 스페인 등 해외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베트남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가격은 249만~629만 동(약 12만~30만 원)의 저가로 책정됐다.
빈그룹은 스마트폰 출시와 동시에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스마트폰 제조업체 BQ 지배지분 51%도 획득했다. BQ는 고급 사양의 기기를 저가에 판매하는 등 가성비로 신흥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중국 샤오미의 사업 모델을 따르는 기업이라고 포브스는 소개했다.
BQ와 파트너십을 이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빈그룹 산하 빈스마트는 세계 최대 모바일칩 업체인 미국 퀄컴과도 지식재산권 라이선스에 합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스마트폰은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와 사물인터넷(IoT) 기기, 인공지능(AI), 자동차용 IT 기기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이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문에서 빈그룹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빈스마트는 “늦어도 2020년까지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2017년에 1500만 대의 휴대폰을 구입했으며 빈그룹은 연간 500만 대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짐 케이시 퀄컴 선임부사장은 “빈그룹은 불과 6개월 만에 4종 스마트폰을 위한 생산과 연구·개발(R&D), 제조 역량을 통합했다”며 “이는 유례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산업 전반에 걸쳐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빈그룹의 전략은 자동차 부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빈그룹은 지난 2017년 9월 베트남 첫 자동차 생산에 도전한다며 자회사인 빈패스트(Vinfast)를 세웠으며 항구도시 하이퐁에 완성차 조립공장 첫 삽을 떴다. 빈패스트는 오는 2025년까지 총 5개 공장을 세워 연간 50만 대 자동차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