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 매출이 840억 달러(약 94조2900억 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실적 발표 당시 제시한 자체 전망치 890억~930억 달러보다 5~10% 낮은 것이며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910억 달러를 밑돈 것이다.
애플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나스닥 정규거래에서는 0.11%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 경고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최대 8% 급락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2%로, 작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채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쿡 CEO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중국 경기둔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주요 신흥시장에서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화권의 경제 감속이 얼마나 가파를지는 예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가이던스(선제 안내) 대비 매출 미달 대부분과 전 세계의 전년 대비 매출 감소의 100% 이상이 중화권에서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전반에 걸쳐 일어났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로 중국 소매점 등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쿡은 지적했다.
또 그는 “선진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사 보조금 축소, 강달러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최근 보조금 지원에 따른 일부 고객의 배터리 교체로 인한 휴대폰 교체 지연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런 실적 부진은 애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굴지의 IT 기업인 애플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광범위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애플 판매가 부진하면 다른 무수한 기업들은 매출 감소는 물론 파산 위기에까지 내몰릴 수 있다. UBS의 마이클 래서 애널리스트는 “애플 제품이 미국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 매출의 15~2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