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종식한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도 저출산 고령화와 양극화, 장기 경기둔화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그러나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증시도 살아나면서 고용시장도 수십 년 만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제이노믹스의 전매특허로 여겨지지만 사실 내수를 살려 국민소득을 향상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은 아베노믹스도 마찬가지다.
아베노믹스와 제이노믹스의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 핵심 요소로 전문가들은 성장 전략을 꼽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한국 역대 보수 정권이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을 지향하지만 제이노믹스는 성장보다 분배, 경제 활성화 대신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새로운 성장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베노믹스는 먼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쳐 기업과 경제의 성장세를 회복시키고 나서 임금 인상과 근로 문화 혁신 등 개혁으로 나아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아베노믹스 정책의 핵심은 ‘세 개의 화살’로 요약된다. 첫 번째 화살은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양적 완화), 두 번째 화살은 재정정책 확대, 마지막 화살은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구조개혁이다.
정부가 경제성장을 최우선적으로 뒷받침한 결과는 기업 실적 개선과 고용시장 호황으로 이어졌다.
일본증시 벤치마크인 토픽스지수는 아베 총리가 취임한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15% 상승했다. 일본 비금융 상장사의 총순이익은 2017년에 전년 대비 30% 늘어난 28조7800억 엔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으며 5년간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일본의 지난해 5월 실업률은 2.2%로,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도 남 얘기다. 지난해 봄 졸업한 대학생들은 같은 해 4월 1일 시점에 취업률이 98.0%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런 호황은 자연스럽게 소득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수도권의 파트타임 시급은 1047엔(약 1만416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임금 상승률은 2.41%로 1998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