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에 이르기까지 2018년 시장을 짓눌렀던 요인들이 새해에도 파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해 생존을 위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며 주식과 채권 등에서의 전문가 전략을 소개했다.
새해 뉴욕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 투자전략가는 S&P500지수의 2019년 말 종가를 2750으로 예상했다. 최근 이 지수가 2500선을 밑도는 점을 감안하면 새해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본 셈이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의 데이비드 골럽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 개선에 기대 더 많이 주식을 살 것이라며 S&P지수가 3350에 이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새해 시장이 평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모두가 일치했다고 WSJ는 강조했다. 한스 크리스티안 윈클러 클라라피어드바이저리네트워크 금융자문은 “지난 3~5년간 투자자들은 단지 시장에 있기만 하면 됐다”며 “이제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주식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하기보다는 투자 초점을 일부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웨스트리지자산전략의 로버트 첸니 자문은 지난 수년간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던 IT 관련주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가치주에 투자할 것을 고객들에게 권고했다.
트레이시 맥밀런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 글로벌 자산 배분 대표는 “해외나 신흥시장 등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트레디션자산운용의 마이클 치코네 투자자문은 “지금은 채권 투자에 적합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경색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져 금리 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채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해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초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19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수요는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해에는 주식과 채권 이외 다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맥밀런 대표는 “주식이나 채권과는 확연히 다른 수익원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뛰어난 리스크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상품 등에 2% 자산을 배분하고 최대 15%를 대체투자로 채우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치코네 투자자문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이나 인터벌펀드(개인투자자가 산림이나 농지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을 20~25%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들은 새해 전망에서 현금을 수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을 대체할 합리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이들은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머니마켓펀드(MMF)나 기타 매우 단기적이면서 안전한 투자처에 현금을 넣어두면 3% 금리를 얻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