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가 중국 경제에 미친 영향이 지금까지는 심리적인 것에 불과했다며 실질적인 타격은 내년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서치업체인 이코노믹인텔리전스유닛의 톰 래퍼티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관세의 직접 영향은 없었지만, 내년에는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9년에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확연해지고, 중국의 성장과 상승효과를 내오던 글로벌 수요도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그간 제조업과 수출에 힘입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으나 동반 성장을 이루던 세계 경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이 난제로 작용했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 속도는 20여 년 만에 가장 느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수 주도형 경제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NBC는 중국 내부의 불확실성이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 악영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인 11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봤다.
관세부과로 미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중국 경기에 타격을 주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기업들이 신규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서둘러 미국 항구에 물품을 보내려고 애를 쓰면서 올해 중국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반짝’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주닝 칭화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내년부터 수출 둔화와 함께 통상갈등의 악영향을 더 심각하게 받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 9월 14.4%, 10월 15.6%였으나 11월에 5.4%로 급감했다.
자산운용사인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 경제 부문 대표도 “내년에 중국 수출 증가율이 낮은 한 자릿수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3월 1일까지 벌일 무역협상에서 합의하기를 기대했다.
미국은 현재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항해 1100억 달러어치 미국 제품에 맞불 관세를 매겼다.
미국은 현재 500억 달러어치에는 25%, 2000억 달러어치에는 10% 세율을 적용하는데, 3월 1일까지 무역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10% 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