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EU 예산안 규정을 어긴 데 따른 제재를 피하고자 내년 정부 예산안의 재정수지 적자 목표를 크게 낮추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정부 재정적자 목표를 종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에서 2.04%로 하향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회(EC) 위원장과 회동하고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복지 수당을 높이고 퇴직 연령을 낮추는 등 정부 정책이 예상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했다”며 “우리가 이탈리아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 대변인은 “좋은 진전이 이뤄졌다”며 “EC는 이날 오후 받은 제안을 평가할 것이다. 앞으로 수일간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와 EU는 예산안을 놓고 대립해왔다. EU는 정부 재정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금융시장은 이탈리아가 EU를 탈퇴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시장의 불안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날 오전 이탈리아 국채 20년물 금리가 0.458%로, 7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고 FT는 전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전일 대비 14.5bp(bp=0.01%포인트) 떨어진 2.973%로, 2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임다
이탈리아 증시 벤치마크인 FTSE MIB지수는 1.9% 오른 1만8945.80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