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 푸저우지방법원은 지난달 말 애플이 퀄컴 특허 2개를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리고 이에 따라 구형 아이폰 7종에 대해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법원은 애플이 사진 조작, 터치스크린에서의 앱 사용과 관련한 퀄컴의 두 가지 특허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2015년에 출시된 아이폰6S 이후 6S플러스와 7, 7플러스, 8, 8플러스, 지난해 나온 X까지 7개 기종에 대해 판매 중단을 명령했다.
퀄컴이 지난해 11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신모델인 아이폰XS와 XS플러스, XR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돈 로젠버그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법률고문은 “우리는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해 법률적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필요성은 확신한다”며 “애플은 지식재산권 혜택을 계속 누리면서도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번 법원 명령은 퀄컴의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 강점을 더욱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성명에서 “퀄컴이 우리 제품 판매를 금지시키려 한 시도는 불법 행위로 전 세계 규제기관의 조사를 받는 회사가 보여준 또 다른 절박한 움직임”이라며 “중국에서 모든 아이폰 모델이 고객에게 유효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옛날 운영체제(OS)로 구동되는 아이폰에만 판매 금지가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애플의 핵심 시장으로 연간 매출이 500억 달러(약 56조4000억 원)가 넘어 비중이 전체의 약 5분의 1에 이른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최대 40%가 구형 모델”이라며 “판매 금지 명령이 시행되면 애플은 연매출 120억 달러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FT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특허 침해 기술을 우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법원 판결 소식에도 그다지 흔들리지 않았다. 퀄컴 주가는 2.2% 급등했지만 애플도 0.7% 올랐다.
해당 사안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관련 업체인 퀄컴과 애플 모두 미국 회사이며 판결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속된 1일에 앞서 지난달 30일 이뤄졌다.
여전히 미국 CNN비즈니스는 이번 판결이 놀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법원의 판매 금지 명령은 매우 드물며 중국이 퀄컴의 요청을 거절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책적인 고려가 작용했는지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나 미국과 중국은 격렬한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CNN비즈니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