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과 러시아 등은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격렬한 논의 끝에 감산 합의에 도달했다. 세계적인 석유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한편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수요도 침체할 수 있어 OPEC과 러시아 등은 감산으로 대응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풀이했다.
지난 10월 산유량을 기준으로 OPEC 회원국들이 하루 80만 배럴 감산을 책임지며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40만 배럴을 감산한다. 각국의 감산량 배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WSJ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25만 배럴, 러시아가 23만 배럴 각각 감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재 부활로 어려움에 놓인 이란,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정정불안이 가시지 않은 리비아 등 3개국은 감산 적용 예외를 인정받았다. OPEC은 내년 4월 회의를 열어 감산 상황과 시장 환경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감산 규모는 전 세계 원유공급량의 1%를 넘는 수준이다. 시장은 100만 배럴 감산을 예상했기 때문에 이날 감산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2% 급등한 배럴당 52.61달러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최대 5.2% 뛴 배럴당 63.11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불안으로 지난 2개월간 약 30% 급락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우리는 시장의 균형이라는 목표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감산을 실시한 것에 대해 알팔리 장관은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라며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가스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유가를 완만한 상승 궤도에 유지시켜 우리도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