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 6월 임원회의에서 “지금까지는 모든 실무자가 천천히 각자 결정 권한을 가지고 일해왔다”며 “그러나 국회와 투자자들,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압박하고 있는 전쟁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단호하게 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커버그는 올해 여러 위기의 순간들에 페이스북의 의사결정이 신속하지 못한 데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용자 성장세 후퇴나 플랫폼 보안 문제 등에 대해 “더 빨리 진행·분석하라”며 계속 임원들을 압박했다. 또한 올해 페이스북에 쏟아진 비판을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본사에서 열린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그는 페이스북을 비판한 기사를 ‘쓰레기’라고 욕하며 최근의 긴장감을 드러냈다. 한 직원이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범죄자 색출에 대한 내부보고서를 작성하자고 제안하자 “유출자들을 해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언론의 공격으로 인한 사기 저하”라고 답했다.
WSJ는 저커버그의 행보로 인해 여러 핵심 임원들이 퇴사하는 등 페이스북 상부에 전례 없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8년 구글에서 어렵게 영입한 2인자 셰릴 샌드버그와의 긴장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그는 연초 캠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 무단 입수·이용 문제로 샌드버그와 그의 팀을 질책했다. 그러나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최근 몇 달간 개선된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며 “샌드버그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불화설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임원들은 이미 저커버그와의 충돌로 페이스북을 떠났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위치 데이터를 페이스북에 연동해 광고 표적을 더욱 명확히 하는 데 관심을 뒀지만 인스타그램의 공동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는 이에 결사반대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사임했고 저커버그는 그 직후 해당 방안을 시험운영하고 있다.
왓츠앱의 공동창업자인 얀 쿰과 브라이언 액튼도 메시지 서비스의 수익 창출 방안에 대해 저커버그와 충돌하다 올해 회사를 떠났다. 오큘러스VR 창업자 브렌던 아이립도 지난달 퇴사하며 일명 ‘페이스북 엑소더스’ 행렬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