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조만간 은행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나 금융당국이 아닌 총리가 은행장을 만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기 때문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는 은행장들을 초청해 16일 총리 공관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등의 CEO를 포함해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총 20여 명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은 은행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김 회장과 이 총리와의 대화가 단초가 됐다. 그간 두 사람은 각종 행사장에서 만날 기회가 많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간담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누가 먼저 제안을 했느냐에 대해선 입장이 달랐다.
김 회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금융권 입장에선 총리에게 공식적으로 만남은 제안하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금융권은 정부와 대화가 필요하더라도 기재부 장관이나 금융위원장, 금감원장과 주로 면담하기 마련이다.
반면 총리실은 “누가 먼저 제안하든 이상할 게 뭐가 있나”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총리실에서 먼저 제안할 경우 자칫 외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찬 간담회는 이 총리가 지금껏 여러 업계와 만났던 행보와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총리는 지난달 29일 경총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당부한 바 있다. 2일에는 울산상공회의소를 찾아 울산 지역 경제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았다. 은행장과도 이와 비슷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일부 은행이 대북제재에 연루되면서 관련된 내용이 오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총리실은 이를 부인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북제재 대상으로 거론된 은행은 일부에 불과한데 그 자리는 모든 은행이 참석하는 자리”라며 “대북제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심 식사자리에서 그런 심각한 얘기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찬 간담회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로 가볍게 이뤄질 예정이다. 총리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각 은행으로부터 사전 질의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