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적체로 우려를 낳았던 구로 항동지구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25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구로 항동지구의 미분양물량 11가구 중 10가구가 분양에 성공하며 단 1가구만이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구로 항동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공공택지지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지역이다. 다만 서울보다는 부천 생활권에 가깝다는 인식으로 서울치고 낮은 선호도를 보이며, 분양가상한제로 저렴한 분양가가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선 이례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왔다.
중흥건설, 제일건설, 한양 등 국내 유수의 중견건설사들이 모두 지난해 하반기에 있었던 항동지구 분양에서 미분양 발생의 쓴 맛을 본 바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제일건설의 ‘항동지구 제일풍경채’는 같은 달 22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한양의 ‘항동 한양 수자인 와이즈파크’도 지난해 9월 16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고, 중흥건설의 ‘항동지구 중흥S-클래스’는 8월 기준으로 54가구나 되는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서울 전역의 미분양 가구 수가 100건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미분양의 거의 절반 가량이 항동지구에서 발생해 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중흥건설의 ‘항동지구 중흥S-클래스’의 미분양 11가구 중 10가구가 해소되며 사실상 항동의 미분양은 해소되는데 성공했다.
미분양 해소가 다가 아니다. 최근 항동지구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완판에 성공하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위상을 보이고 있다.
SH공사가 지난달 항동지구에서 분양한 ‘항동 하버라인 2·4단지’는 서울 여느 인기지역에 못지않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2단지 전용 84㎡가구는 2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2단지와 4단지 전체의 평균 경쟁률은 56대 1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서울내 마지막 공공택지로서의 항동지구의 가치를 긍정하면서도, 한계도 분명한 지역이라고 평가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항동지구의 경우 현재 서울 내 공공택지 추가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쨌든 서울이라는 지역 내에 위치한 공공택지로서 저렴한 가격 등 나름대로의 희소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며 “가까운 업무지구인 여의도나 혹은 구로권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현재까지는 지하철 역이 멀리있는 데다 대중교통의 확충이 과제로 남았다는 점은 항동지구의 한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