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는 2020년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제품 마케팅 준비에 바쁘다. 2016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의 과제로 시작해 스핀오프(spin-off)했다. 1년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20배 이상 상승했고, 일본의 한 전문 업체로부터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링크플로우처럼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한 기업은 34곳. 이들은 약 17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C랩을 외부로 확대해 5년간 500개의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본격 육성한다. 지난 8월 삼성이 발표한 180조 투자, 4만명 채용을 골자로 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의 하나다.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있는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 내 C랩을 찾았다. 이곳에선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꿈꾸는 창업가들이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상무는 “2012년 12월 C랩 출범 이후 6년간 917명이 참여해 22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외부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입주했다”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며 ‘관리의 삼성’에서 ‘창의의 삼성’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이 프로그램을 외부로 확대, 올해 지원할 사외 스타트업 신규과제 15개를 선발했다.
이번에 선발된 15개 외부 스타트업은 공모전에 지원한 331개의 스타트업 중 AI·헬스·VR/AR·핀테크·로봇·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됐으며, 대학생 창업팀도 2곳 포함됐다. 이 회사들은 다음 달부터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 캠퍼스에 마련된 보육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해, 캠퍼스 내 회의실과 임직원 식당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개발 지원금 최대 1억 원 △디자인·기술·특허·세무 등 실질적인 창업을 위한 사내외 전문가 멘토링 △CES·MWC와 같은 해외 IT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지원받아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지원 과제에 선발된 두브레인의 최예진 대표는 “삼성 AI팀과의 협력,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프로그램 보급 등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기반 유아 인지발달 진단·치료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 스타트업 육성 지원 대상을 기존 모바일 분야에서 전체 IT 기술 분야로 확대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 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도 육성 대상으로 넓힌다.
성전자는 매년 하반기 공모전을 개최해 육성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상시 선발도 병행해 경쟁력있는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이재일 상무는 “C랩 프로그램을 우리 사회로 확대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삼성전자와 협력이 가능한 스타트업들에는 파트너십 기회도 제공해 함께 성장하겠다”며 “청년 예비 창업자들도 적극 지원해 창업에 도전하는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