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페르노리카, 이번엔 ‘해외 배당’ 논란

입력 2018-10-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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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인 매출 -5.4%·영업익 -23.1% 부진 불구하고 코리아·임페리얼 배당 각 200억·115억…순익의 100% 넘어

위스키업체 페르노리카가 불법 영업과 리베이트, 사내 성희롱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실적이 부진함에도 배당으로 수백억 원을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페르노리카는 위스키 시장 전반의 침체에 영업 부진으로 2016년 장 투불 사장으로 대표를 변경했지만 취임 이후 나온 성적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18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에 매출액이 1038억 원으로 작년보다 7.3% 늘었다. 영업이익도 196억 원을 기록해 19.7% 증가했다. 장 투불 사장 선임 당시인 2016 회계연도 매출이 1056억 원, 영업이익이 44억 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스키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르노리카의 또 다른 한국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실적은 부진했다. 이 회사는 2018 회계연도에 매출 820억 원, 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매출은 17.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35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순이익 계정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두 법인의 합산 매출은 1858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줄었다. 지난 회기 매출 2000억 원대가 무너지면서 2년 연속 내리막이다. 합산 영업이익 역시 245억 원에 불과해 작년보다 23.1%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두 회사 모두 수백억 원을 해외에 배당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이번 회기에 200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같은 기간 거둔 순이익 171억 원을 훌쩍 넘는 규모로 배당성향은 116.9%에 달한다. 이 회사는 또 모회사와 페르노리카 관계회사 등을 대상으로 일반관리비와 광고선전비, 원료매입 등으로 261억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3 회계연도에 1936억 원을 기록한 이래 급격하게 줄고 있다. 작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이 무너지며 4년 전 대비 반 토막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원가를 낮춰 매출총이익은 지난해보다 개선됐으나 판관비 관리 실패로 영업이익은 5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번 회기에 전년(91억5000만 원)보다 많은 115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 회사도 2016년과 2014 회계연도에 각각 252억 원, 140억 원을 배당했다.

한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 각종 구설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3월 15~17일 영업정지 기간에 수입대행업체를 통해 ‘임페리얼’ 위스키 수입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영업 사실이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를 받고 있다.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 29조 3항에 따라 영업정지 기간에 불법 영업 행위를 하면 영업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영업등록 취소가 확정되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임페리얼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앞서 올해 초에는 위스키를 팔아주는 대가로 주류 도매업체에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이 포착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받고 있다.

6월에는 임원의 갑질과 욕설, 성희롱 등이 잦다는 노조의 폭로가 나와 비도덕적인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 장 투불 사장은 오히려 성희롱과 욕설로 논란이 된 임원을 “욕설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옹호하며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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