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연 시범 매장에는 음료와 스낵 등 50여 가지 상품이 진열돼 있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전용 앱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가게에 들어선다. 원하는 상품을 집어 들고 그대로 나서면 등록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아마존고와 동일한 방식이다.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소비자와 상품의 움직임을 파악한다는 점도 같다.
차이점은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시범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단 3개다. 크리슈나 모투쿠리 지핀 최고경영자(CEO)는 “500평방피트(약 46㎡) 정도의 넓이면 카메라 10대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아마존고 1호 매장은 일본의 보통 편의점과 비슷한 크기지만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130대 이상이다.
지핀은 진열대와 냉장고에 무게를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했다.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면 진열대의 무게 변화 등으로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많이 샀는지 알 수 있다. 직원이 제품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할 시기도 알려준다. 상품 구매 추적까지 카메라에 의존하는 아마존의 방식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모투쿠리는 “아마존고보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일도 있겠으나 계산을 자동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카메라와 센서 수를 가능한 한 줄여 채산성을 좋게 만드는 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핀은 카메라도 기존 제품을 이용해 무인점포 시스템의 초기 도입 비용을 100평방피트 당 약 2500달러(약 280만 원)로 줄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고 시애틀 매장의 하드웨어 비용은 100만 달러 이상이다.
지핀은 500~2000평방피트 넓이의 중소 소매점에 자사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투쿠리는 “이미 일본 기업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계산대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미국 시장에서도 사업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그는 “계산대 대기 줄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 “계산에 관련된 직원을 고객 서비스에 투입하면 매출 증가도 기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