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올해로 예정돼있던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고유가 추세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말 사우디의 아람코 IPO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경제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고유가 목표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는 전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생산량 설정에 합의할 뿐 공식적인 가격 목표를 책정하지 않는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는 유가가 80달러 근처에서 머물기를 바란다”며 “7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는 현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사우디가 비공식 목표 가격인 70~80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정기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0~80달러는 사우디만의 목표가 아니다. OPEC 회원국인 알제리도 75달러가 적정한 수준이라며 사우디의 편을 들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사우디는 배럴 당 80달러 돌파를 목표로 생산량 감축에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압박과 회원국 간 견해차로 정책을 수정했다. 7월부터 러시아를 포함한 OPEC 회원국들은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며 사우디는 측정 가능한 생산량 증대를 약속했다. 7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29만 배럴이었다.
최근 사우디는 미국 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발표 이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생산량 증대 계획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우디가 원유 생산 계획을 수요에 따라 결정해왔다”며 “석유 수요는 예측대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생산량을 하루 1100만 배럴까지 높일 수 있지만 그게 다 어디로 가겠느냐”며 “시장에 석유를 강매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도 “사우디가 브렌트유를 70~80달러 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석유 시장에 미치는 다양한 충격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사우디는 원유 생산 정책에 유연성을 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