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8] 엿새 일정 마무리…‘AI’ 적용 가전제품 대거 공개

입력 2018-09-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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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8'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과 차별화된 시장선도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운집해 있다.(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가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8'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과 차별화된 시장선도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운집해 있다.(사진제공 LG전자)

올해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8’은 인공지능(AI) 시대 가전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올해로 58회째를 맞은 IFA는 전 세계 약 50개국의 1800여 개 업체가 참여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이 엿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5일(현지시간) 폐막한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가 연결된 미래의 모습을 제시하며, 미래 가전의 모습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톱 드러낸 구글·아마존…총성 없는 AI 전쟁=이번 전시회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AI로 연결된 제품을 선보이고,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줬다. 구글과 알렉사는 전면 홍보를 펼치기보다는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제품에 어떻게 AI 플랫폼이 녹아 들어갔는지를 숫자와 규모로 보여줬다. AI 생태계 선점을 위한 초기 경쟁이 이제는 진영 간의 싸움으로 확대된 양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IFA의 화두인 AI는 작년부터 소개됐지만, 올해에는 이를 적용한 생태계가 늘었다”며 “구글과 알렉사가 생태계를 구성하며 발톱을 드러냈고, 제조사들은 두 캠프 진영에 라인을 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IT기업이 이끄는 AI 플랫폼 경쟁 속에서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였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5억 대씩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는 막강한 디바이스로 ‘우리 제품으로 다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타운 천장 곳곳에 작은 지붕을 설치하고, 지붕 아래 일반 가정집의 부엌, 거실을 그대로 재연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로 이뤄진 초연결 시대가 구현된 각 방의 모습을 소개했다.

LG전자는 구글, 아마존과 협업하며 ‘무엇을 쓰든 LG와 연결된다’는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선보였다. LG의 AI 브랜드 LG 씽큐(ThinQ),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모두 지원되는 가전제품으로 상황과 생활방식에 따라 AI가 구동되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솔루션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를 적용했다면, 가전제품의 AI 성능은 대동소이하다”면서 “AI 플랫폼을 종합가전사로 접근하느냐 아니면 제품별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또 고객 관점으로 접근할지, 제조사 관점으로 접근할지의 차이가 기업별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AI는 아직…카피캣은 여전=중국은 여전히 관심사였다. 업계의 관심은 ‘미투 제품’으로 영역을 넓혀 온 중국 기업들이 이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예전보다 기술 등에서는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패스트 팔로워’로 ‘카피캣’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가전회사 메이디는 에어컨에 AI 기능이 적용된 에어엑스(airX)를 선보였다. 에어컨에 설치한 카메라로 소비자의 동작을 인식, 바람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등의 모습은 LG전자의 ‘휘센 씽큐 에어컨’과 유사했다.

화웨이,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TCL 등도 TV, 스피커 등 생활가전에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적용해 냉장고, 세탁기 등과 연결한 IoT(사물인터넷)를 구현했지만,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중국을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제조공장으로 불리며, 중국 내에서만도 막대한 양의 디바이스로 해외 기업들이 선점한 시장 점유율을 대부분 빼앗았다는 지적이다. 패스트 팔로워로의 추격 속도는 긴장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IFA 2018 공식 모델과 삼성전자 모델이 8K 해상도와 퀀텀닷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 'QLED 8K'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IFA 2018 공식 모델과 삼성전자 모델이 8K 해상도와 퀀텀닷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 'QLED 8K'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막 오른 8K TV 전쟁=가전 기업들의 8K(7680X4320) TV 경쟁도 이번 IFA의 관전 포인트였다. 삼성은 이번 행사를 통해 ‘QLED 8K’ TV의 글로벌 출시를 알렸다. ‘QLED 8K’는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제품으로 8K는 풀 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 대비 4배 더 많은 화소를 적용해 대화면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초고해상도 TV다. 삼성 ‘QLED 8K’는 65·75·82·85인치 등 초대형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LG전자는 8K 해상도 88인치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13년 처음 올레드 TV 양산을 시작한 LG전자는 8K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TV = LG 올레드 TV’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글로벌 TV 시장 3위 티씨엘(TCL)을 비롯해 창홍, 샤프, 하이센스, 도시바 등 중화권 기업들도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QLED TV와 LCD TV 등을 전시하며 빠른 추격 속도를 보였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과 로에베, 베스텔 등 유럽기업도 다양한 8K 또는 4K OLED와 LCD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TV 시장을 리뷰하면 올해 TV 시장은 10% 이상 성장한 것에 비해 팔리는 대수는 1% 남짓 늘었다”며 “판매 대수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시장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니, 필립스, 삼성, LG, 베스텔, TCL 등 8K TV 전시가 많아졌다”라고 덧붙였다.

◇한 층 더 뜨거워진 프리미엄 빌트인·AI 스피커=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을 둘러싼 경쟁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기업 메이디와 하이얼, 하이센스 등도 빌트인 주방가전을 선보였으며, 전통적 유럽 강자인 밀레, 지멘스, 보쉬 등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서두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등의 기능을 접목해 편의성을 강조한 ‘스마트’가 초프리미엄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은 디자인과 소재 부분이 강조되어오며 상대적으로 스마트 분야는 천천히 적용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스마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디오는 AI 플랫폼 확산의 중요한 기기로 급부상한 모습을 보였다. AI 스피커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이 많았지만, 이번 행사에는 AI가 어떻게 적용되고, 소비자에게 가치는 제시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만 등 고가의 브랜드에서 AI 플랫폼을 적용했으며, LG도 메리디안과 고음질 역량을 강화했다.

시장 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의 송혜민 가전 부문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전자 기업 및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통 오디오 기업 및 브랜드들도 AI스피커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라며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로 알려진 뱅앤올룹슨 역시 이번 IFA 에서 구글 어시스던트를 탑재한 울트라 프리미엄 스피커를 공개해, AI 스피커 시장 성장을 더욱 가속화 했다”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 라이프 레시피(Samsung Smart Life Recipe)' 쿠킹쇼 현장 모습.(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 스마트 라이프 레시피(Samsung Smart Life Recipe)' 쿠킹쇼 현장 모습.(사진제공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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