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에서 글로벌 전자기업들이 제품과 기술로 각축을 벌이는 것처럼 지난 2일(현지시간) 베를린 한복판의 알렉사 쇼핑센터 내 가전매장 ‘미디어마크트(Media Markt)’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평소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독일 매장이 문을 닫지만, IFA 전시 기간 중 이날 오후에만 특별 오픈한 매장에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디어마크트는 1979년 뮌헨에서 설립된 유럽 최대 가전 유통업체로, 독일에 2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전자랜드, 하이마트와 같이 여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7년 알렉사 쇼핑센터에 문을 연 미디어마크트 알렉사지점은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총 8000㎡ 규모로, 베를린에서 가장 큰 매장이다. 이 매장이 위치한 알렉사 쇼핑센터는 베를린에서 가장 큰 복합쇼핑몰로, 월 방문객은 100만 명이 넘는다.
미디어마크트 2층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LG전자의 지배력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생활가전 매장 내에는 LG전자 전용 코너가 별도로 있다.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LG 시그니처 제품이 프리미엄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독일은 밀레(Miele), 보쉬(Bosch), 립헬(liebherr) 등 생활가전 업체들의 홈타운이다. 현지 브랜드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외산 브랜드에는 특히 더 어려운 시장이다.
LG전자 독일법인 내 세일즈 및 마케팅을 맡은 임진환 실장은 “미디어마크트에서 LG 양문형 냉장고의 점유율은 2년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전체 세탁기는 계속 성장 중”이라며 “기술종주시장인 독일에서 우리의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마크트 2층 입구에 있는 씽큐 체험존에서 고객들은 올레드 TV AI 씽큐,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트윈워시, 로봇청소기 ‘홈봇(Hombot)’, 엑스붐 AI 씽큐, G7 씽큐 등 인공지능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 첫 인공지능 통합존을 이곳에 열었다. 그만큼 독일 및 이 매장의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지 매장 직원은 LG 올레드 TV AI 씽큐의 매직 리모컨을 통해 독일어로 음성명령을 내려 영화 맞춤 모드를 실행하고, 베를린 날씨를 물어보는 모습 등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매장 3층에 있는 TV 코너에는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필립스 등의 최신 올레드 TV들이 전면에 전시돼 있다. 월페이퍼 디자인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화면 이외의 요소를 철저히 배제해 마치 그림 한 장이 벽에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줘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디어마크트에서 LG 올레드 TV를 가장 많이 팔고 있는 마이크 유테 프로모터는 “이 매장에서 LG전자는 세계 최고 올레드 TV로 TV 분야 1등을 차지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LG의 오디오 브랜드인 엑스붐도 인기가수 방탄소년단(BTS) 마케팅에 힘입어 성장 중이다. 엑스붐 오디오 코너에서는 메리디안 오디오와 협력한 고음질을 모델별로 직접 감상해 볼 수 있다.
이날 엑스붐 오디오 전시존에는 BTS의 독일 소녀팬 3명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들은 엑스붐 제품 존에 BTS의 포스터가 붙어 있어 사진을 촬영하러 들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남성 고객은 포터블 스피커 엑스붐 Go PK5 제품을 현장에서 사 가기도 했다.
나영배 LG전자 유럽지역대표 부사장은 “올레드 TV, 냉장고, 세탁기 등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은 기본이고, 주요 제품군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씽큐’, 초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세해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