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방송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모바일 결제 및 전자상거래의 증가가 중국 금융 서비스 분야의 독특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은행은 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고객의 신용정보를 참고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개인에 대한 신용 정보 기록이 부실하다. 은행이 위험이 거의 없는 국영 기업 대출을 선호해온 이유다.
지금은 다르다. IT기업들이 대출의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 모바일 결제와 전자상거래가 늘면서 고객 정보를 수집한 덕분이다. 이에 개인 고객을 늘리려는 은행들이 거대 IT업체와 협력한다. 데이비드 인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거의 모든 중국 중소은행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은행들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모기지 및 주식 투자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금융 생활을 파악하고 다른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최근에는 거래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면서 정보를 모으기도 한다. JP모건체이스는 이번 주 4700만 명 이상의 모바일 및 온라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주식 거래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결제 앱이 상거래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했다.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이 운영하는 알리페이는 5억2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금융 서비스로 성장했다. 앱 개발자 서비스 업체 오로라모바일에 따르면 중국 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51% 이상이 알리페이를 사용한다. 반면 중국 최대 은행 3곳의 앱 사용은 약 7~11%에 그쳤다.
이에 은행과 IT기업의 제휴가 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최근 몇 개월 사이 상하이푸둥발전은행, 화샤은행, 중국광대은행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화샤은행은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텐센트그룹, JD파이낸셜을 포함한 여러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언급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온라인 기반 대출 기관을 지원한다.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기존 은행과의 제휴를 넘어 아예 직접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알리페이에 통합된 ‘위어바오’ 펀드는 4년 만에 세계 최대 머니마켓펀드(MMF)에 등극했다. 위어바오는 단일 펀드 규모에 대한 규제 당국의 우려에 따라 다른 펀드를 출시할 정도로 성장했다.
벤 비스트롬 전 모건스탠리 및 메릴린치 임원은 “중국 IT기업들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지배한 덕분에 매우 강력한 금융 기관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중국 은행들은 기술 주도 경쟁에서 IT기업으로 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가 IT기업에 과제가 될 수 있으나 스마트폰 중심의 중국 소비자가 핵심 사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