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쇠고기 등급 기준 보완방안(보완안)'을 발표했다. 마블링 중심의 등급 체계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고 축산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보완안에 따르면 육질 등급 판정에서 마블링의 비중이 축소된다. 현재는 근내 지방 함량이 17%가 넘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보완안에서는 이 기준을 15.6% 이상으로 낮췄다. 1+등급 판정 기준도 13~17%에서 12.3~15.6%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의 중요성이 커졌다. 현행 기준에서는 근내지방도를 기준으로 예비 등급을 매기고 나머지 항목의 결격 사유에 따라 등급을 조정했다. 보완안에서는 근내지방도와 육색, 지방색, 조직감에 각각 등급을 매겨 이중 가장 낮은 등급을 최종등급으로 판정하게 했다. 또 60개월령 이상의 나이 든 소는 육질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1개 등급을 하향 적용하도록 했다.
육량등급 기준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산출식을 다양화했다. 품종별(한우ㆍ육우ㆍ젖소), 성별(암ㆍ우ㆍ거세우) 별로 산출식을 구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품종이나 성에 상관없이 한 가지 산출식으로 육량 등급을 매겼다.
농식품부는 1++등급 쇠고기는 등급뿐 아니라 근내지방도를 함께 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용도별로는 마블링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큰 구이용 부위는 등급 표시를 의무화하고 찜이나 탕, 스테이크용 부위는 등급 표시를 생략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위에 등급 표시를 의무화할지는 소비자단체 등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농식품부가 쇠고기 등급 판정 기준 보완에 나선 것은 기존 등급 판정이 마블링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쇠고기 생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블링을 늘리기 위한 소 사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농가 경영비가 상승하고 과도한 지방 중심 사육으로 못 먹는 지방량도 증가했다. 반면 소비자의 1++ 쇠고기 선호도는 낮아졌다. 낮은 생산성으로 그만큼 값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등급제 보완을 통해 그간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견된 미비점들이 상당부분 개선ㆍ보완돼 쇠고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소비트렌드 변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