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접이식 스크린 스마트폰)을 발표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삼성은 ‘위너(Winner)’라는 코드명으로 지갑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7인치 스크린의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 시제품을 만들었다. 기존에 타사에서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스크린이 두 면으로 분할됐지만 삼성 제품은 다르다. 삼성 제품은 반으로 접으면 전면에는 작은 막대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나타나고 후면에는 카메라가 장착됐다. 기존의 플립형 휴대폰과 달리, 폰을 열면 전 화면이 표시돼 이용자는 태블릿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접은 상태로 손에 쥐거나 주머니에 넣을 수 있어 편리하다.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은 그 동안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누가 가장 먼저 내놓느냐가 관건이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삼성은 이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이 부진한 단말기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판매는 2017년에 전년보다 0.3% 줄어 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했고, 올해도 0.2%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은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 신제품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 제품은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함께 삼성의 3번째 플래그십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WSJ는 초기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은 모바일 게이머와 같은 특정 층을 겨냥해 전개될 것이며, 반응이 좋으면 2019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과거에 곡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도 게이머들을 우선 겨냥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바 있다.
WSJ는 출시 타이밍과 최종 디자인이 바뀔 여지가 있지만, 일단 삼성 경영진이 이 프로젝트를 최우선 순위로 둔 만큼 출시는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그만큼 삼성 경영진 사이에서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삼성으로서는 프리미엄 폰 수요 감소 등으로 상황이 긴박하다. 업계에서는 최신 제품인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으로 삼성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갤럭시S9의 판매가 직전 모델보다 20% 이상 감소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WSJ는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고 본다. 삼성은 수년 간 ‘밸리(Valley)’라는 코드명으로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을 개발해온데다 핵심 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되는 건 배터리다. WSJ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새 제품은 내부에 대형 스크린, 외부에 작은 디스플레이 바를 탑재하기 때문에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한데, 이는 과열에 대한 회사 내부의 우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제품은 고기능 반도체 칩이 요구되는 만큼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가격은 대당 1500달러,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아무리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도 구입 시 고민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삼성은 폴더블 스크린 스마트폰과 별개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인 ‘빅스비(Bixby)’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대당 약 300달러로 예상되며, 다음 달께 첫 선을 보인다. 삼성은 8월 9일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를 발표한다. 음성인식 스피커는 ‘럭스(Lux)’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됐으며, 주 기능은 고급 음악 플레이어로 사용자의 음성 지시에 따라 오디오를 전송할 수 있는 사운드 시프팅 등의 기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