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장의 벽 도달했나…사용자 증가세 예상 밑돌아 주가 폭락

입력 2018-07-17 08:49 수정 2018-07-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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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 14% 이상 폭락…2분기 신규 순 가입자 520만 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100만 명 미달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미국 LA 할리우드 건물에 회사 로고가 붙어있다. 할리우드/로이터연합뉴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미국 LA 할리우드 건물에 회사 로고가 붙어있다. 할리우드/로이터연합뉴스
그동안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온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한계에 이른 듯한 모습을 보였다. 16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발표한 2분기 사용자 증가세와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도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분기 신규 순 가입자가 52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넷플릭스가 예상했던 620만 명보다 100만 명 적은 것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70만 명, 해외에서 450만 명의 새 가입자를 더했다. 총 가입자는 1억3010만 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39억700만 달러(약 4조482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 39억38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은 3억8400만 달러이다. 주당순이익(EPS)은 0.85달러를 기록해 팩트셋의 예상치 0.79달러를 넘었다.

이날 넷플릭스의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1.2% 올랐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 이상 폭락했다. 2분기 신규 가입자 수와 매출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에게 보내는 성명에서 “강하지만 뛰어나지는 않았던 분기”라면서 “국내외 신규 가입자 수를 과대 예측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입자 증가율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수요 부진을 탓하기보다는 내부 예상이 잘못된 쪽을 택한 것이다. 지난 4분기 동안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자체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계에서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넷플릭스는 “HBO와 디즈니는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은 더 큰 생태계 일부로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AT&T·워너미디어, 폭스·디즈니 또는 폭스·컴캐스트와 독일의 프로지벤, 프랑스 살토와 같은 국제적 기업과 더 많은 경쟁을 기대한다”고 썼다.

달러 강세도 넷플릭스의 이익에 영향을 줬다. 넷플릭스는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65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 달러화 강세로 예상보다 적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우리는 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천천히 조정하지만 변동이 빠르게 나타나면 단기 영업 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성명에서 언급했다. 회사는 “우리는 달러 약세로 실적이 확대되거나 달러 강세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FT는 넷플릭스가 환율의 혜택을 봤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하락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넷플릭스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다니엘 아이브스 GBH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질문은 이것이 한 분기의 침체인지, 또 다른 걱정스러운 무언가의 징후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현금 흐름에 우려를 표명했다. 2분기에 넷플릭스는 순이익을 초과하는 5억5900만 달러를 지출했다. 회사는 올해 30억~40억 달러의 초과 지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하반기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넷플릭스의 총부채 잔액은 현재 84억 달러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 ‘제시카 존스’, ‘글로우’ 등 인기 시리즈의 새로운 시즌을 공개했으며 3분기에는 오랜 히트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새 시즌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취향의 광범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는 일부 시청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질을 궁금해하지만 올해 에미상 후보작 수에서 17년간 업계를 선도해온 HBO를 넘으면서 비평가들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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