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주사인 ㈜LG는 29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현회 ㈜LG 부회장은 “구 상무는 LG그룹을 향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광모 상무는 이날부터 바로 사내 등기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앞으로 등기이사 자격으로 경영 전반의 사안들을 결정하고,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같은 날 ㈜LG는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진 상견례를 갖고 구광모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LG는 고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다. 부친을 대신하게 된 구 상무는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구인회, 구자경,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온 LG 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 상무가 그룹 총수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이사회에선 구 상무가 그룹 내에서 맡게 될 직급도 결정한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사장이나 부회장 직급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주사 대표로서 보좌를 받아야 할 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CEO들이 모두 부회장 직급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룹 회장으로 곧바로 승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는 이사회 이후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장자승계·형제독립’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하는 LG가의 전통이다.
LG 4세 경영이 공식화 됐지만 실질적인 그룹 총수를 결정하는 지분 문제가 남아있다. 구 상무는 현재 ㈜LG 3대 주주(6.24%)다. 최대주주는 11.28%를 보유한 고 구본무 회장이고 2대 주주는 7.72%를 지닌 구본준 부회장이다. 구 상무는 향후 구 회장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의 형태로 물려받아 LG 최대주주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