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분쟁에 기업심리(BSI)가 주춤했다. 제조업부문에서는 화학이, 비제조업부문에서는 도소매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소비자심리(CSI)와 기업심리(BSI)를 합성한 종합 경제심리(ESI)도 주춤했다. 특히 계절 및 불규칙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떨어지며 1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제조업BSI는 반도체 수출호조와 철강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및 경제심리지수’ 자료에 따르면 전산업부문 6월 업황실적BSI는 전월대비 1포인트 떨어진 80을 기록했다. 7월 업황전망BSI도 2포인트 하락한 80을 보였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6월 업황실적BSI는 2포인트 오른 80을, 7월 업황전망BSI는 1포인트 상승한 80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각각 4포인트 떨어진 80과 5포인트 하락한 80이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들의 특성상 암묵적으로 장기평균치 80을 기준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미중간 무역마찰 우려에 따른 수요부진 등으로 제품가격 하락과 거래 둔화 우려로 화학제품이 6포인트 떨어진 102를, 도소매가 9포인트 내린 7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과 비수기에 따른 항공 여행객 수요 감소로 운수업도 11포인트 급락한 79를 보였다. 내수 업체 매출 부진에 출판영상방송도 9포인트 떨어진 83에 그쳤다.
반면 반도체 수출호조로 전자영상통신장비는 11포인트 급등한 89를 보였고, 중국 철강가격 상승세 지속 등에 따른 국내 유통가격 상승 기대감에 1차금속도 7포인트 상승한 74를 나타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0.4%, 17.5% 비중)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어 제조업은 불확실한 경제상황(12.6%)을, 비제조업은 인력난 및 인건비상승(15.1%)이라고 답했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평균이상을 보인 반면 비제조업은 부진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추세가 있다기보다는 등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며 기업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보복관세 등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아 실제 영향력은 달라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ESI는 98.2로 전월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ESI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떨어진 96.9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4월(96.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11월(99.0) 이후 하락추세를 이어갔다.
권 팀장은 “CSI와 BSI를 가중평균한 ESI는 BSI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 작년말부터 자동차와 조선, 스마트폰 부진에 제조업쪽이 좋지 않으면서 주춤한 모습”이라면서도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조사기간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