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회의를 만드는 첫 번째 원인은 소수의 사람이 회의를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한두 사람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며 회의 시간을 늘리기만 한다면 회의 참여도와 집중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액스텔은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회의를 시작할 때와 회의 중간, 그리고 회의가 끝난 후 상사가 해야 할 일을 단계적으로 정했다. 우선 회의 전 모든 사람이 한 번씩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 모두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어 회의 중에는 말을 끊고 들어오는 사람을 제지하고 말이 끊긴 사람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회의가 끝난 후 욕심을 부린 사람에게는 넌지시 언질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만약 자신이 비효율적인 회의를 계속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주도권을 넘길 필요가 있다. 액스텔은 “회의실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꼭 회의를 이끌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능력은 그 집단 중 다른 누군가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의 전에 미리 의제를 공유해 모두가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면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아 회의 진행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겉돌면서 시간만 길어지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이럴 때는 회의 주제와 핵심 목적, 놓치고 있는 부분, 배워야 하는 점 등 회의에서 논할 목록을 작성하고 안건별 논의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지난 4월 말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입한 ‘회의 타이머’시스템도 이와 유사하다. 회의 시간을 최대 1~2시간까지 설정해 두고 회의 자료를 미리 공유해 빠른 논의를 가능케 하는 것이 시스템의 골자다.
직원들이 핸드폰과 노트북에 정신이 팔려 회의에 집중하지 못할 땐 회의 참여도가 낮아져 효율적인 회의를 할 수 없다. 액스텔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이트보드에 ‘전자기기 없음’이라고 쓴 뒤 가족이나 업무에 관한 일이 아니면 손대지 않도록 합의하는 방식을 도입하라고 추천했다. 다만 그는 이 제도를 도입할 때는 반드시 명령이 아닌 합의를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망치는 또 다른 원인은 매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데서 나온다. 액스텔은 이 문제가 이전 회의와 다음 회의 중간에 일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회의 요약본을 항상 공유하고 회의에서 나온 사항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 상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실행률을 퍼센트(%)로 표시하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