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러시아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인 판문점 선언을 높이 평가한다”며 “선언 이행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이루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비핵화에 대한 뜻을 밝혔다. 이어 “각자의 이해에 맞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 회담에서도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가 풀리기 전까지는 완전한 비핵화가 있을 수 없다”며 “한반도의 핵 문제는 한 번에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에는 단계가 있어야 하고, 단계마다 상응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지지할 의사를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교류에 관해서는 “양국의 무역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유엔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좋다”고 평가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남·북·러 삼자 경제 교류를 언급하며 “철도와 가스관 연결 사업을 함께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외교 관계 설정 70돌이 되는 올해에 고위급 왕래를 활성화하고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적극화하며 특히 북러 최고영도자들 사이의 상봉을 실현시키는 것에 대해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자세한 정상회담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 새로운 전략적 상호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 만족을 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