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이방카트럼프의 상표 7개가 중국에서 공식 등록됐다고 28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등록된 상표는 주방용품, 가구, 화장품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방카와 그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모두 백악관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어 이것이 이해 상충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중국 정부로부터 상표권을 승인받은 시점이 중국과 무역 협상이 한창일 때여서 의혹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언급한 시점과 상표 등록 시점 간 관계가 미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ZTE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뒤집으면서 ZTE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그런데 이 발표가 있기 6일 전, 즉 7일 중국 정부는 이방카트럼프의 상표권 5건을 승인했다. 그 뒤 21일에 중국 정부는 2건을 추가로 승인했다. 이로써 아방카트럼프는 중국에서 34개의 상표를 보유하게 됐다.
로펌 이스트앤콩코드파트너스의 찰스 펭 지식재산권 전문가는 “중국에서 상표 승인을 받는 데는 보통 18개월이 걸린다”며 “이방카트럼프의 경우 신청에서 등록까지 매우 빠른 속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상표가 사전 승인에서 최종 승인까지 약 3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상표권 전문 변호사인 로렌 양은 “9개월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고, 승인까지 1년이 안 걸리는 사례도 많아 특이점은 없어 보인다”며 “다만 이방카의 신분이 특수해서 그 부분이 영향을 줬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윤리 수석이자 CNN 기고가인 놈 에이센은 “이방카와 이방카의 남편, 이방카의 아버지가 모두 백악관에서 일할 때, 더불어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문제와 협상을 한창 벌일 때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적인 사안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결정을 내렸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방카트럼프 브랜드의 아비가일 클렘 사장은 성명을 통해 “상표권 침해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 특별히 상표권을 출원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국제 상표를 등록, 갱신하는 일을 엄격하게 해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우리와 무관한 제 3자에 의한 상표 출원이 급증하는 것을 보았고, 우리는 상표를 보호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고 강조했다. 이방카트럼프의 대변인도 “우리 기업의 최근 조치는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본질적인 조치”라며 “물건을 더 팔고자 취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