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비전펀드로는 부족…제2의 1000억 달러 펀드 출범은 시간문제”

입력 2018-05-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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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펀드 출범 1년밖에 안 됐지만 손정의 투자에 강한 의욕…“창업가들이 더 큰 생각 갖도록 독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CEO 협의회’ 이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CEO 협의회’ 이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투자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함께 약 1000억 달러(약 108조 원) 규모의 비전펀드를 출범한지 1년밖에 안 됐다. 그러나 손 회장은 벌써 제2의 펀드 출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손정의는 이날 WSJ가 일본 도쿄에서 주최한 ‘CEO 협의회’ 이벤트에서 “비전펀드2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며 “이는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 이내 두 번째 펀드를 시작할 생각은 없지만 가까운 장래에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비전펀드는 출범 1년 만에 벌써 출자금액의 절반 이상에 대한 투자 대상을 결정했고 이를 주도한 것은 바로 손 회장이었다. 비전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와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등 세계를 주도하는 IT 기업 지분이 포함됐다. 비전펀드는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 등 전 세계 주요 차량공유업체에도 투자하고 있다.

규모와 투자속도 등으로 비전펀드는 기존 벤처캐피털을 압도하고 있으며 세쿼이아캐피털 등은 비전펀드와 더 잘 경쟁하고자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이외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애플, 퀄컴과 대만 훙하이정밀 등이 비전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손 회장은 “비전펀드 기존 출자자들이 운용 성적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투자처에 필요 이상의 자금 거래를 압박해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이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없다”며 “창업가들이 더 큰 규모로 생각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이들의 당초 예상보다 10배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도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회장이 18년 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2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는 마윈 알리바바 설립자가 기대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었다. 손 회장의 과감한 베팅에 알리바바는 중국시장에서 타사를 얼씬도 못 하게 하는 최정상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손 회장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창업자의 열정과 비전, 자신의 직감 등을 꼽았다. 그는 “5~10년 등 장기적으로 볼 경우 몇 개월에 걸쳐 실사를 하거나 세세하게 따져보는 것보다 나의 직감이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 회장은 월마트에 인도 1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 지분 보유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세부적으로 많은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월마트는 플립카드 지분 과반을 16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소프트뱅크 지분도 포함됐다. 소프트뱅크는 세금 문제와 인도 디지털 결제업체 페이티엠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여러 안건을 고려해 이번 주 후반에 플립카트 건을 결정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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