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대출이 4월 한달간 2조7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된데 따른 풍선효과로 보인다. 반면 아파트 매매거래는 뚝 끊기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되레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부문별로는 주담대가 2조4000억원 늘어난 578조4000억원을 보였다. 4월 주택거래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월 1만4000호에서 4월 6000호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4월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둘러 주택을 처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7000억원 급증한 202조1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4월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또 직전달 1조5000억원 증가는 물론 전년 같은기간 1조3000억원 증가의 두배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이중 신용대출은 1조4000억원 늘어 직전월 6000억원 증가 대비 두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신용대출 중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 증가세는 3000억원에 그쳐 석달 연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봄 이사철에 따른 생활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에다 재건축아파트 이주 자금 및 신규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한 때문으로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3만9242호(4월3일 집계 기준)로 3월(2만4066호) 대비 1만5000호 넘게 늘었다. 반면 입주물량은 2만8387호(5월2일 집계 기준)로 작년 10월(2만9844호) 이후 처음으로 2만호대로 주저앉았다.
결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가계가 주담대에서 신용대출로 빠르게 옮겨 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일부 (풍선효과가) 있겠지만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