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배심원단이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배심원단은 “코스피가 저항을 막기 위해 약물 등을 이용해 의식을 잃은 피고인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평결을 발표했다.
코스비는 2004년 필라델피아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안드레아 콘스탄트를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지난해 공소시효 만료 직전 기소됐다. 코스비는 세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각각 10년 형을 받을 수 있어 고령으로 인해 형량이 조절되더라도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확률이 높다. CNN에 따르면 형량을 결정하는 판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코스비는 여성들에게 약물을 복용해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었다. 수십 명의 여성이 코스비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템플대학교 여자 농구팀 전 직원인 콘스탄트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 등 세 건만 법의 심판대에 놓였다.
재판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지난해 6월에는 배심원단이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재판이 심리 무효로 종결됐다. 하지만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 2차 재판이 시작됐다. 배심원들은 전날 오전 11시께 심의를 시작해 이틀에 걸쳐 14시간을 논의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가을에 일어난 ‘미투 운동’ 이후 첫 유명인 성폭행 재판이다. 미투 운동이 가져온 변화가 법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을 받았다. 피해 여성들을 대변한 글로리아 올레드 변호사는 “우리가 마침내 말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뻤다”라고 말했다.
코스비 측 톰 메세레우 변호사는 “매우 실망했다”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비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미국의 ‘국민 아버지’로 불릴 만큼 성공한 코미디언으로 명성을 크게 얻었으나 말년에는 연쇄 성폭행범이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