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는 머독의 21세기폭스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입찰 전쟁을 벌일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미 폭스는 스카이 지분 39%를 보유한 상황에서 이를 완전히 소유하고자 남은 지분 인수를 추진했는데 컴캐스트가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컴캐스트 입찰가는 폭스보다 약 16% 높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폭스가 월트디즈니에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524억 달러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동을 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폭스 주주들이 올 여름 디즈니와의 딜(Deal)에 대해 투표하는 데 이들에게 디즈니의 인수를 거부하고 컴캐스트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설득하려 한다는 것이다.
영화와 TV 스튜디오, 스타인디아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미국 뉴스사업과 영국 스카이에 집중한다는 머독의 전략을 컴캐스트가 정면으로 막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컴캐스트는 폭스 엔터테인먼트 자산 인수를 놓고 디즈니와 경쟁했으나 지난해 12월 패배했다. 심지어 당시 컴캐스트는 디즈니보다 16%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폭스는 반독점 당국의 승인 거부 리스크가 있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캐스트도 인터넷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케이블TV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미국 NBC방송과 할리우드 영화 스튜디오 유니버셜 등을 소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스카이는 탁월한 회사이며 컴캐스트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며 “스카이는 강력한 사업구조와 충성도 높은 고객, 가치 있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고 인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스카이 이사회는 컴캐스트의 공식 인수 제안은 폭스 방안을 수락한다는 추천을 정식으로 철회하고 머독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컴캐스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인 슈퍼볼 방송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여전히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4개 분기 연속 줄어들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컴캐스트 주가는 이날 실적 호조에 힘입어 2.7% 급등했지만 1월 말 이후로는 20% 떨어진 상태다. 이에 시가총액도 39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영국 BBC방송은 스카이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여서 그 매력을 더하고 있다며 컴캐스트와 폭스의 격렬한 입찰 전쟁으로 스카이 주주들이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