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시리아發 미·러 충돌 경고…“냉전 다시 시작”

입력 2018-04-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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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헤스 사무총장 “세계는 둘로 나눌 수 없어…안보리는 다변화된 세계를 대표하지 못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웨덴 웁살라에서 열린 다그 함마르셀드 강의에 나와 연설을 하고 있다. 웁살라/로이터연합뉴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웨덴 웁살라에서 열린 다그 함마르셀드 강의에 나와 연설을 하고 있다. 웁살라/로이터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냉전이 다시 돌아왔다”며 시리아 전쟁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스웨덴 국영방송 SVT와의 인터뷰에서 “냉전이 다시 시작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중요한 것은 뒤돌아보지 않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의 냉전은 러시아와 미국이 모두를 통제했지만, 지금은 터키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세력이 커졌다”며 “이제 세계는 두 가지 영역으로만 나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냉전 시기에는 최악의 상황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대화와 소통을 위한 통로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기능들이 모두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충돌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최고조에 달한 긴장을 해소하려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안보리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세계만을 반영할 뿐, 현재의 다변화된 세계를 대표하지 못한다”며 “지금의 안보리가 시리아 전쟁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거부권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며 “지금의 세계정세에 맞춰 안보리를 구조적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보리의 변화 없이는 유엔의 변화도 없다”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존재감이 없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구테흐스 총장은 “카메라 앞에 나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지한 대화”라며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스웨덴 남부 발트해 연안의 바코크라에 모여 워크숍 형태의 자유 회의를 열었다. 안보리는 매년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모였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스웨덴의 별장을 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바코크라의 아름다운 환경 덕분에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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