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활용쓰레기 수거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등 쓰레기 처리가 미래 과제로 부각한 가운데 정부가 곤충산업의 또 다른 기능에 눈을 돌렸다. 애벌레 때는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친환경 물질로 분해하고, 유충은 축산농가의 사료로 쓰이는 익충(益蟲) ‘동애등에’ 시장이다.
17일 농촌진흥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애등에는 알에서 나와 애벌레 기간인 10~15일간 마리당 약 2∼3g의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친환경 물질로 분해시킨다. 분해 후에는 부산물인 분변토를 먹은 음식물의 약 70% 수준으로 배출하는데, 이는 비료의 원료로 쓰인다.
이후 성충이 되기 전 유충과 번데기는 축산동물의 사료 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료 원료는 먹은 음식물의 10% 수준으로 생산된다.
10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동애등에 유충에 먹이면, 70톤의 비료 원료와 10톤의 사료 첨가제가 나오는 구조다. 번식용인 성충은 한 마리가 산란 한 번에 600~1000개의 알을 낳는다.
이처럼 유용한 환경정화 곤충이지만, 그동안은 현행법상 시설 기준이 없어 산업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각 농가에서 동애등에를 소규모로 키워 음식폐기물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개선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생산시설과 검사 기준 시행규칙을 신설해 대량 취급이 가능하게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약 8000억 원,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20조 원에 달한다. 현재 동애등에를 규모화한 나라는 중국과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있다.
박관호 농진청 농업연구사는 “지금까지 법에 묶여 있었는데 법이 풀리면서 산업체 양성과 농업 일자리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 선두업체인 CIEF 이종필 대표는 “현재 회사에서는 동애등에 애벌레를 통해 매일 1000톤의 음식폐기물을 처리하고, 여기서 나온 100톤의 사료 첨가제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시설비용으로 총 150억 원을 투입해 올해 150억 원, 내년 300억 원의 매출을 보고 있다. 이익은 30~40%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