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에서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개막했다. 시 주석은 10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보아오포럼을 찾는다. 올해 보아오포럼의 주제는 ‘개방 혁신의 아시아, 번영 발전의 세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미국의 무역 압력에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대담하고 새로운 경제 개혁과 시장 개방 조치를 설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덩샤오핑이 중국 개혁·개방을 주창한 지 40주년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가 개혁·개방을 위한 과감한 조치를 발표하기에 적절한 기회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사람들은 중국이 어떻게 개혁을 진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얻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아오에서 시 주석이 가장 권위 있는 답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참가자들은 중국이 취할 새로운 개방 및 개혁 조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개월간 시 주석은 두 차례의 주요 연설에서 중국이 세계 제일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달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시 주석은 미국을 향해 다른 국가들을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무역 압박이 커지면서 무역 또는 시장 개방 양보에 반대하는 강경파의 입장이 강해졌으나 중국 정부의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중국 정부 정책 관계자는 “우리는 상황을 확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대응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를 격려하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 강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500억 달러(약 53조5000억 원) 규모의 1차 관세 목록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중국의 대미 수출에 대해 “추가로 10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 “미국의 농민과 제조업자를 해칠 불공정한 보복”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중국도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맞받아치고 있다. 그러나 허웨이원 전 중국 상무부 관리는 “시 주석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지키자고 연설한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준수와 자유무역에 대해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시 주석이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한 직후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선언했다면서 이제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화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