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들의 존경을 받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몬트리트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9세(한국나이 100세).
그레이엄 목사는 파킨슨병을 앓다가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한 목회자였다.
그레이엄 목사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미국의 모든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다. 그는 민주당원이기는 했지만, 공화당 대통령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그레이엄 목사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1973년 한국을 찾은 그레이엄 목사는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대규모 전도 집회를 열었다. 이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미국 대통령들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1918년 11월 7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외곽에 있는 농장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장래희망은 프로야구선수였다. 1934년 샬럿 지역에서 열린 부흥회에 참석한 뒤 목사로 꿈이 바뀌었다. 일리노이 주 위튼대학에 진학한 그는 인류학을 전공했고, 동급생이었던 루스 벨을 만나 1943년 결혼했다. 결혼 전인 1940년 플로리다 주의 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목사가 된 뒤 그는 대규모 집회를 수시로 열며 영향력을 높여갔다. 그레이엄 목사는 20세기 전반에 잠시 주춤했던 복음주의 개신교가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인 벨은 2007년 사망했다. 딸 셋과 아들 둘을 낳은 그는 아들 중 한 명인 프랭클린 그레이엄에게 목회자의 길을 물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