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에서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 가상화폐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등 강력한 규제를 단행한 만큼, 향후 정부 대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중경제장관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김 부총리는 2일 북경 인민은행에서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와 오찬을 들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오찬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중 기간 중 양자 면담 이후 1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저우 샤오촨 총재의 초청 형식으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한국의 경제부총리가 인민은행 내에서 개최된 오찬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우 샤오촨 총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며 “최근 남북 단일팀 구성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를 계기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부총리와 글로벌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양국의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통화와 관련해, 현재 양국 내 상황과 정책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리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 대응한 규제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앞서 거래소 폐쇄 등 강력한 규제를 단행한 중국의 영향이 적지 않게 미칠 전망이다.
양측은 또 최근 세계경제의 동조적 회복세(synchronized recovery)에 힘입어 양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중국 측은 기업 부문의 과다부채가 잠재적 위험요인이나, 중국의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과거 한국의 외환위기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오찬을 통해 기재부와 인민은행 양측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양측 간 고위급 협의채널을 통해 정책협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