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 등 3개사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직원들에게 더욱 저렴하며 절차가 단순하고 투명성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공동 의료보험업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성명에서 “팽창하는 의료비는 굶주린 기생충처럼 미국 경제를 침식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3개사는 새로운 회사의 경영진과 본사 업무내용, 투자 자금 규모와 향후 다른 기업 참가 가능성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발표한다고 뒤로 미뤘다. 또 새 회사는 영리 추구와 무관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헬스케어 업체들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베조스와 버핏,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등 미국 기업계 대표 인사들이 손을 잡으면서 그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S&P500헬스케어업종지수는 이날 2.1% 급락했다. 반면 아마존 주가는 증시 전반의 부진 속에서도 1.4% 올랐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의 급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홀푸즈를 사들이는 등 인수·합병(M&A)에도 공격적으로 나서 소매업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에 ‘아마존 효과’‘소매업 종말’ 등의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아마존이 헬스케어 산업에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아직 불투명해 업계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은 조제 약국 서비스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간 거래(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의료 관련 제품을 추가했다.
한편 버핏도 과거 미국의 높은 의료 비용을 비판하면서 국가가 의료보험을 운영하는 ‘단일지급자(Single-payer)’ 시스템을 지지해왔다. 그는 지난해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근 수십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비율은 떨어지는 반면 의료비용은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직원 수가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에서 54만 명 이상이다. 또 올해 중반까지 미국에서 10만 명의 정규직을 채용하고 10~15년에 걸쳐 5만 명을 추가할 계획이다. 버크셔는 지난 2016년 말 기준 직원 수가 36만7671명에 이른다. JP모건도 25만 명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3개사 직원만으로도 1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한 대형 보험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바클레이스의 제이 겔브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최고의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JP모건은 지불 관련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또 버크셔는 보험에서 유틸리티,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있어 의료보험 이니셔티브를 테스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 합작 보험사는 초기에 직원들의 의료비 절감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 사용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값비싼 브랜드 의약품을 처방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환자에게 저렴한 대체 제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