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수많은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신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증거부족의 이유로 무죄가 최종 선고됐다.
대법원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 25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면서 주원료인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자 62명 등 154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하지 않고도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살균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제품 라벨에 '인체 안전',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거짓 표시까지 했다"며 신 전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에 심각한 위험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은 데에는 당시 제도적 미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1, 2차 판정 피해자들 중 대다수는 옥시가 마련한 배상방안에 합의해 배상금을 지급받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으로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며 징역 6년으로 감형했다.
존 리 전 대표에 대해서는 1, 2심 모두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안정성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안정성 확보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