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계가 지난해 매장 폐쇄와 파산 보호 신청으로 험난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연말 소매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소매업체 체인 JC페니는 공식 집계한 크리스마스 매출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9주 동안 매출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빈 엘리슨 JC페니 최고경영자(CEO)는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경쟁업체인 메이시스도 11,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1% 늘면서 11분기 연속 매출 하락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 소매업계의 지난해 연말 매출은 크게 늘었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및 연말 시즌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6820억 달러(약 723조4656억 원)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매 컨설팅업체 커스터머그로스파트너스는 11,12월 예상 판매량이 전년보다 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4.3%보다 큰 폭이다. 앞서 마스터카드스팬딩펄스도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인 4.9% 상승을 예상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됐고 고용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것으로 해석된다. 시므온 시겔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실업률과 주가 상승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기록적인 한파가 겨울용 의류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시겔 애널리스트는 “소매업계는 지난해 매장 폐쇄와 소매 파산을 겪었지만 두려워한 것보다 더 나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상승세에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JC페니와 메이시스의 주가는 지난주 각각 0.3%, 3.4% 하락했다. 올리버 첸 코원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좀 더 일관성 있는 상승 시나리오가 나올 때까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매업계를 위협하는 아마존의 성장세가 강한데다 메이시스, 시어스 등 대표적인 소매업체들이 매장 축소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소매업체가 소비자의 쇼핑 방식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