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년 반 만에 60달러선 터치…박스권서 벗어나나

입력 2017-12-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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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WTI) 추이. 26일(현지시간) 배럴당 59.97달러
▲국제유가(WTI) 추이. 26일(현지시간) 배럴당 59.97달러

국제 유가가 2년 반 만에 6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박스권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6일(현지시간) 2018년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0달러(2.6%) 급등한 배럴당 59.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60.01달러까지 뛰며 2015년 6월 하순 이후 거의 2년 반 만에 60달러대로 올라섰다.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지와 주요 항구를 연결하는 파이프 라인이 폭발해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된 영향이다. 현지에서는 하루 7만~10만 배럴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북해 유전에서 원유 유출을 일으킨 파이프 라인 일부 폐쇄가 계속되고 있어 한동안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미국 북동부 한파로 다음 주 중반까지 난방유 수요가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5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유가가 이번 리비아 파이프 라인 폭발을 계기로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까지는 유가 상승 재료가 없다는 관측을 내놨다.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와 물가 불안 완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리 콜빈 롱뷰이코노믹스 이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개월간 유가는 상당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동의 긴장이 없다 해도 향후 6개월간 낙관론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6월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지금까지 3분의 1 이상을 회복했다. 골드만삭스는 예상보다 강한 OPEC 주도의 산유량 감축이 내년까지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US뱅크는 내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8달러에서 62달러로, 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5달러에서 57.5달러로 각각 높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8년 세계 수요가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콜빈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전망이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국 셰일오일 생산자들은 유가 상승에 발맞춰 빠르게 증산했기 때문이다. 콜빈은 “내년 1분기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배럴당 45달러라는 낮은 수준에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브랜녹 PVM원유협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불안한 관계와 베네수엘라의 부채 위기 악화(디폴트·채무불이행)를 언급하며, “모든 것을 고려하면 유가는 현재 수준의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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