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최근 21세기폭스를 인수하며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디즈니의 넷플릭스 추격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미국 내에서 올해 말까지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54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분기 시점 가입자 수가 5300만 명이라고 보고했다. 디즈니가 소유한 스트리밍 업체 훌루의 가입자는 지난해 3300만 명에서 올해 3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디즈니는 21세기폭스 등과 합작 투자해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를 운영하고 있다. 21세기폭스의 영화 및 TV 사업과 훌루 지분 등을 인수하면서 디즈니는 훌루의 대주주로 등극했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출시 예정인 디즈니 브랜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가족 친화적이며 훌루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디즈니가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넷플릭스의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와 ‘하우스오브카드’의 시청자 수는 훌루의 유료 가입자 수보다도 많다. 댄 크라이언 IHS마킷 연구원은 “훌루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거 CEO는 “에미상을 수상한 ‘시녀이야기’같은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훌루의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스포츠 채널 ESPN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PwC의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생중계는 소비자가 케이블 및 위성방송 이용을 중단하지 않는 주된 이유다. 스포츠팬의 82%는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면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이용을 해지하거나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FT는 케이블 가입자를 끌어오려는 디즈니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PwC가 10월에 미국인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73%가 케이블 및 위성을 포함한 유료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73%는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이제 전체 유료TV 이용자에 근접하고 있다.
훌루는 시청자가 놓친 프로그램의 다시보기를 주요 서비스로 제공한다. 크라이언 연구원은 “NBC와 CBS 등 미국 방송사들이 점차 독립형 앱을 제작하고 있는 점도 훌루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