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11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4명이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27세의 방글라데시 이민자인 아카예드 울라다. 그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버스터미널과 지하철 역 등이 있는 맨해튼 42번가, 애비뉴 7~8번 사이의 지하터널에서 자신의 몸에 묶은 파이프 폭탄을 터뜨렸다. 폭발이 일어나고 나서 용의자 주변은 연기로 가득 찼다. 그러나 폭발물은 아마추어 수준의 조악한 것으로 부분적으로만 폭발해 다행스럽게도 피해가 제한됐다고 뉴욕 경찰은 밝혔다.
사건 직후 울라는 경찰에 체포돼 벨뷰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손과 복부 등에 화상을 입었다. 그밖에 근처에 있던 3명의 시민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용의자가 테러 공격을 시도한 것”이라며 “이밖에 다른 사건이나 구체적인 위협은 없지만 경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용의자가 온라인으로 극단주의 그룹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라고 묘사하면서 “용의자는 인터넷으로 집에서 수제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내려받았지만 폭탄이 계획대로 터지지 않았다”며 “테러리스트가 지하철 시스템을 공격하는 것은 내 최악의 악몽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용의자인 울라는 미국에서 7년간 살았으며 운전기사로 생계를 유지했다.
출근시간대에 테러가 발생해 지하철 노선 여러 개에서 시민이 대피하고 버스터미널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테러 장소는 하루 22만 명의 시민이 지나다니는 곳이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국가(IS) 영향을 받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민자가 트럭으로 맨해튼의 자전거 도로에 돌진해 8명이 사망하고 12명 이상이 부상한 지 두 달 만에 일어난 것이다. 폭탄 테러 소식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출발했으나 이내 반등해 다우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