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387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지속된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급격해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운용수익이 증가한데다 미 달러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며 “월 28억달러 증가는 최근 변동폭을 생각하면 작은 편은 아니나 과거 사례를 보면 크다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한 달러화지수(DXY) 기준 미 달러화지수는 11월중 1.6%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는 각각 달러화대비 1.8%, 1.6%, 1.0% 절상됐다. 미 달러화가 1.6% 하락했던 지난해 4월에도 외환보유액은 26억4000만달러 늘어 이달 증가폭과 비슷했다.
다만 원·달러환율이 연저점인 1110.5원을 하향돌파하기 시작한 지난달 16일부터 외환당국의 개입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2.3%(26.53원) 하락(절상)한 1105.04원을 기록해 2015년 5월(1091.27원)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선 한은 관계자는 “관련해 말할 부분도 아니고 말할 수도 없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외환보유액을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대비 15억1000만달러 증가한 3589억2000만달러를,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13억4000만달러 늘어난 18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소폭 감소한 32억8000만달러를,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6000만달러 줄어든 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10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092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2609억달러), 스위스(791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934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홍콩(4192억달러)과 인도(3992억달러)가 우리나라보다 앞섰고, 브라질(3804억달러)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