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7개월만에 찔끔 감소했다. 미국 연준(Fed)이 올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한 달러화지수인 달러인덱스도 7개월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부문별로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이 9억달러 감소한 3533억달러를 기록했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도 2000만달러 줄어든 33억달러를 보였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 역시 1000만달러 축소된 17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7억6000만달러 증가한 21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에 현금성 자산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금은 전달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였다.
한은 관계자는 “매파적이었던 연준 회의 결과로 인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를 제외한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환산액도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감소한 1억7000만달러 규모는 환율변동에 따라 하루에도 오갈만큼의 수준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9월중 달러인덱스는 전월대비 0.4% 오른 93.1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던 지난 2월 기록한 1.6% 상승 이후 첫 오름세다.
달러화 대비 주요통화의 경우 유로화는 1.0%, 엔화는 1.8%, 호주달러화는 0.7% 각각 하락(절하)했다. 반면, 유로존탈퇴(브렉시트)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영국 파운드화는 4.0% 상승(절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915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2680억달러), 스위스(7917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876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홍콩(4138억달러)과 인도(3978억달러)가 우리나라보다 앞섰고, 브라질(3818억달러)이 우리 뒤를 이었다.
서정민 한은 국제총괄팀장은 “외환보유액이 안정적인 흐름이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판은 튼튼하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