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올해 3년 만에 세계 5위 항만의 지위를 재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세계 10대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상하이항이 2989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단독 1위를 기록했고 싱가포르항이 2477만4000TEU로 2위였다. 이어 중국 선전항이 1895만3000TEU, 닝보·저우산항이 1874만8000TEU로 3∼4위를 나타냈다.
부산항은 1531만9000TEU로 홍콩항 1563만5000TEU에 30만TEU 정도 뒤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산항이 올해 목표인 2000만TEU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3년 만에 세계 5위 항만 탈환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크다.
올해 목표인 2000만TEU는 수치상으로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항은 10월까지 1701만4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증가했다. 최근 3개월 평균으로 한 달에 168만3000TEU의 물동량을 기록해 12월까지 2030만TEU는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산항은 지난해 2년 만에 5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11월까지 홍콩항을 제치고 5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8월부터 시작된 한진해운 사태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12월에 홍콩항에 추격당해 6위에 그쳤다.
반면 홍콩항은 2년 연속 호재가 이어졌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가 동남아시아의 허브항으로 사용하는 말레이시아의 탄중 팔레파스항 일대에서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물량을 홍콩항으로 대거 옮겼다. 올해도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으로 가던 선박이 항만 사정으로 홍콩으로 몰렸다.
2004년까지만 해도 부동의 1위였던 홍콩항은 이듬해 싱가포르항에 밀려 2위가 됐고 이후 중국 상하이항, 선전항, 닝보-저우산항, 부산항에도 밀리는 신세가 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항만들이 시설을 계속 확충한 반면, 시설 확충이 미비했고 비싼 하역료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2년 연속 홍콩항에 뒤졌지만 내년에는 홍콩항의 물동량이 줄어드는 반면 부산항은 한진해운 여파가 끝나 세계 5위 항만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진해운 사태가 하반기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 여파가 올해까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12월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홍콩항에 5위를 내주더라도 30만∼50만TEU 차이밖에 안 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