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미디어 제국 RBS그룹이 디지털 시대에도 변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RBS는 디지털로의 전환에 따른 미디어 업계의 혼란 속에서도 자사 경쟁력을 철저히 분석해 생존비결을 찾아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산하 경영저널 날리지앳와튼이 소개했다.
RBS는 3개 신문사와 5개 라디오 방송국, 12개 TV 방송국을 보유한 브라질 대표 미디어 재벌이다. 이런 RBS도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예를 들어 브라질 전체 미디어 광고지출에서 신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의 28%에서 2005년 16%로 낮아졌다. 심지어 RBS는 이 시기 신문 구독자 수가 줄어들지도 않았지만 매출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RBS는 온라인 유료화만이 향후 자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솔류션이라고 인식하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RBS 산하 일간지 ‘제로호라(Zero Hora)’는 2015년 태블릿 유료 구독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탭 기기를 보유한 고객들이 일간지를 전자신문 형태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전 판매 기간 제로호라의 태블릿 버전에 5000명이 구독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제로호라의 디지털 구독자는 연평균 58% 증가했다. 제로호라의 온라인 기사 조회수는 월 2330만 건에 달하고 있다.
온라인 유료화를 가능케 한 것은 양질의 콘텐츠와 독자들이 볼만한 기사를 선별하는 편집의 힘이다. 와튼스쿨 교수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전통적인 미디어 업체가 새 디지털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품질의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일 경제와 문화, 더 나아가 축구 등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특정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업체 그 지역에 기반한 미디어 업체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독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단순한 축구경기 결과만이 아니라 자신이 응원하는 지역 축구팀 내부의 상세한 사정과 전략적 분석, 예상 등”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부사장을 역임한 넬슨 매토스 실리콘밸리 독립 컨설턴트도 “페이스북과 구글은 아직 각 지역의 살아있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두아르도 시로츠키 멜저 RBS 사장은 “우리는 처음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성장하고 있는 영역에 같이 투자했다”며 “그러나 글로벌 기업인 이들과 같은 전장에서 싸우는 것은 지는 게임이다. 이에 우리는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여기에서 얻은 교훈을 활용하는 데 추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나온 전략이 바로 콘텐츠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러면서도 RBS는 디지털이 미디어를 전달하는 허브가 돼야 한다는 원칙도 견지했다. RBS는 지난달 신문과 라디오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통합했다. 신문과 라디오가 따로 움직이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신문 지면과 라디오 생방송 등 전통적인 채널로 각각 내보내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