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북미 사업의 계속되는 부진에 경영진 쇄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AB인베브의 북미 사업부 사장이 주앙 카스트로 네베스에서 미셸 두커리스 최고판매책임자(CSO)로 교체된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AB인베브는 성명에서 “두커리스가 내년 1월 사장에 취임한다”며 “네베스 사장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22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브렌던 위트워스는 알렉스 메디시스의 뒤를 이어 북미 판매 담당 부사장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 맥주시장 왕좌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버드와이저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AB인베브는 경영진 쇄신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AB인베브는 미국 소비자들이 수제맥주인 크래프트맥주와 저렴한 멕시코산 맥주, 와인과 양주에 눈을 돌리면서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AB인베브의 미국 맥주시장 점유율은 2008년에 50.6%로 정점을 찍고 나서 지난해 44.1%로 낮아졌다. 올해도 이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AB인베브의 지난 3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트레버 스털링 샌포드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AB인베브의 근간을 이루는 사업이 매우 약해졌다”며 “지난 3분기만큼 부진했던 시기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최고경영자(CEO)는 “북미 사업은 책임자 교체로 새로운 장을 맞았다”며 “영업과 마케팅에서 풍부한 배경을 지닌 상업적인 마인드의 인재를 사업 중심에 놓게 됐다. 새 대표의 임무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출생의 두커리스는 지난 1996년 AB인베브에 합류했으며 중남미와 중국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 2013년 아시아·태평양 사업부 책임자에 올랐다. 그는 현재 뉴욕에서 근무하고 있다. 두커리스는 “마케팅 속도를 높이는 한편 타깃고객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지역 마케팅을 펼치고자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좀 더 투자할 것”이라며 “소비자 니즈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B인베브는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지난해 사브밀러와 1000억 달러 규모 합병을 단행했다. AB인베브는 이익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견실하지만 회사 핵심 브랜드인 버드와이저 매출이 20년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리서치 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 1위 맥주 브랜드인 버드라이트의 소매점 매출은 올 들어 지난달 2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