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루미늄 철강 부품기업 아르코닉이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경영진으로 일했던 칩 블랑켄십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최근 악재가 겹친 아르코닉이 새 CEO를 임명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팔을 걷어붙였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랑켄십은 1992년 GE에 입사해 24년간 GE에서 근무했다. 그는 항공 엔진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엔진 기술과 관련한 7가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GE에서 항공 부분에서 경영 노하우를 쌓은 점이 이사회 구성원과 대주주들에게 발탁 요소로 작용했다고 WSJ는 전했다. 블랑켄십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GE 가전사업부 CEO로 재직했다.
아르코닉은 지난 6월 영국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사건으로 수렁에 빠졌다. 8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그랜펠타워 아파트에는 아르코닉이 생산한 빌딩 외장재가 쓰였는데 당시 불길을 키운 주범이 이 외장재로 지목받았다. 아르코닉은 런던 화재에 대한 당국의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해당 자제를 다시는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아르코닉은 법률 자문 비용으로만 700만 달러(약 79억 원)를 썼다. 아르코닉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8% 감소한 1억1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아르코닉의 글라우스 클라인펠트 전 CEO 겸 회장이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사임 압력에 물러났다. 엘리엇은 지난 1월부터 줄곧 클라인펠트의 교체를 요구했다. 클라인펠트가 사임한 뒤 데이비드 헤스가 CEO직을 대리했다. 블랑켄십은 내년 1월 15일 정식으로 아르코닉의 CEO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날 블랑켄십은 “아르코닉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회사”라며 “고객, 직원, 이사회와 힘을 함쳐 주주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엘리엇의 데이브 밀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훌륭한 선택”이라며 새 CEO 임명을 반겼다. 그는 “블랑켄십과 만난 뒤 아르코닉이 현재 마주한 상황과 그의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하고 그의 임명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아르코닉의 주가는 10.38%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투자자들이 아르코닉의 주식을 매도한 이유는 새 CEO를 둘러싼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포트글로벌증권의 조쉬 설리반 애널리스는 “항공 부분은 명확한 비전이 부족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항공 부분에 해박한 블랑켄십을 CEO로 앉힌 데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이유다. 아르코닉은 지난해 말 알루미늄 제조사 알코아에서 분리해 알루미늄, 니켈 등을 사용한 자동차, 항공기, 고성능 재료 등을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