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소폭 둔화했지만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다. 이는 상반기 성장률 6.9%에서 6.8%로 하락할 것이라던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와 같은 것이다. GDP 성장률은 6분기 만에 감속했다. 그러나 올 들어 3분기까지 중국 GDP는 전년보다 6.9% 성장해 올해 정부 목표인 6.5% 안팎을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 나아가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의 6.7%를 웃돌면 2010년 이후 7년 만에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는 것이다.
국가통계국이 GDP와 함께 내놓은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해 전월의 6.0%에서 증가폭이 커지고 전문가 예상치 6.5%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0.3% 증가해 역시 시장 전망인 10.2%와 전월의 10.1%를 뛰어넘었다.
그러나 고정자산 투자는 둔화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농촌을 제외한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1~8월의 7.8%와 전문가 예상치 7.7%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전날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는 경제가 안정을 유지하면서 부담을 훨씬 덜게 됐다. 시진핑 주석은 전날 당대회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고속성장 모델에서 높은 품질의 발전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전환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상황은 중국 정부가 개혁에 나설 여지를 더욱 주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중국은 급증하는 부채를 억제하며 중공업 부문의 과잉공급을 줄이고 환경오염 상황을 개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레이먼드 융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성과는 정부가 몇몇 장기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데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시 주석은 또 부채와 부동산에 의존하는 중국 경제성장 모델을 좀 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학 경제학 교수는 “표면적으로 이날 지표는 순조로운 경제상황에 안심할 수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며 “그러나 금융시장에 잠재적인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축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월과 9월에 각각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시 주석은 전날 연설에서 GDP 규모나 1인당 GDP에 대한 장기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구조적인 개혁을 추구하면서 경기둔화를 용납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