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해 4연임이 확실시됐다. 이로써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역대 최장수 총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독일 공영방송인 ARD와 ZDF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날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득표율 32.7~33.3%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르틴 슐츠가 총리 후보로 나온 사회민주당(SPD)은 20.2~20.9%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반(反) 난민정책을 내세우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득표율은 13.2~13.4%로, 예상 외 선전을 펼쳤다. 이번 총선으로 AfD는 제3당이 되면서 60년 만에 처음으로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자민당(FDP)은 9.95~10.5%를 차지해 4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과 좌파당은 각각 8.9%를 기록할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뒤 연설에서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했었다”며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득표율은 총선 전 여론조사보다 6%P 낮게 나타났다고 BBC는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AfD의 득세를 의식한 듯 “입법에서 도전적인 시기에 당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권자들에게 더 귀 기울여 다시 지지를 얻을 것임을 자신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우리가 맡은 바 책임을 동반자들과 묵묵히 수행해 낼 것”이라고 독일 최장수 총리로서의 소감을 말했다.
사민당의 슐츠 당수는 “우리는 원했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그는 “선거 결과 유권자들은 우리에게 야당의 역할을 부여했다”며 연정을 거부할 뜻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