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발표된 후속대책에서 신규 지정된 두 투기과열지구가 서로 엇갈린 시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된지 보름 만에 상승세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18일 기준으로 수성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0.03% 상승을 기록했다.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되기 직전인 지난 4일에는 0.25%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책 직후 조사된 11일 0.09%로 축소된데 이어 가장 최근의 조사에서는 0.03%까지 내려온 것이다.
반면 분당의 경우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소폭의 하락이 있었지만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0.33%, 마지막 주에 0.32%의 상승률을 기록해 타 지역에 비해 독보적인 상승을 보였던 분당의 아파트 매매가는 9월 첫째 주 0.19%로 내려온 이후로 11일 0.16%, 18일 0.19%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후속조치에서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정부가 추후 신규 지정할 수도 있다고 예고할만큼 과열양상을 보이는 평촌 신도시(안양 동안구)의 상승률인 0.08~0.10%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같은 대책으로 이같은 차이가 벌어진 데에는 두 지역 간의 입지 조건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수도권 1기 신도시인데다 강남 접근성이 우수해 선호도가 워낙에 높은 분당과, 지방에 위치한 수성구는 규제가 미치는 영향력이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세 급락을 보이는 수성구에서는 최근 재건축 조합원 등이 나서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주민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대구 지역의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이나 대구시의회의 오철환 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도 수성구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해야한다는 주장을 연이어 내놓으며, 이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2대책 이후 내려앉았던 강남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곳과 인접한 분당의 경우 후속조치의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수성구의 경우는 대구 시장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가격이 많이 빠졌다가 올해 들어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 것인데, 아직 회복세가 강력하게 자리잡은 것도 아닌 상황에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주춤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